소재가 무척이나 새롭다. 늙은 여자 킬러가 주인공이다. 일반적으로 킬러라고 했을 때 제일 먼저 떠 오르는 것은 젊은 건장한 남자를 떠올리게 된다. 만일 그렇지않는다면 아마도 레옹 정도의 이미지를 떠 올리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킬러는 65세의 늙은 여자 킬러이다. 나이로 보면 할머니 킬러인 셈이다.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구병모" 작가와 함께하는 "파과" 방송의 앞 부분을 들은 날 무료한 일상을 변화시켜보고자 슬리퍼를 질질 끌고 들렀던 원주의 헌책방 대성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잉"하는 감탄사 아닌 감탄사를 내뱉음과 동시에 이 책을 샀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었다. "구병모" 작가를 전혀 모르고, "파과"를 몰랐던 내가 그 방송을 듣지 않았다면 헌책방의 한쪽 구석 책장에 꽂혀 있던 이 책을 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집 책장 아래쪽 소파에 가려 억지로 보려하지 않으면 보이지도 않고, 손도 잘 가지 않는 위치에 꽂혀 있던 "위저드 베이커리"라는 책이 구병모의 소설이고 나름 쾌 유명한 책이라는 것도 이 방송 앞 부분을 듣고야 알았다. 덕분에 책장 빈 공간을 채우는 역할로서만 있었던 "위저드 베이커리"는 이제 "곧 읽은 예정"이라는 것을 암시하듯 소파 앞 협탁 위에 놓이게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읽게 된 이 소설은 특이한 소재, 범죄 소설인듯 추리 소설 같은 느낌에 읽는 재미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정통 추리 소설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기도 하다.  이 소설의 문장은 마치 천명관 작가의 문장 같은 느낌을 받는다. 몇 개의 중문으로 길게 이어지는 만연체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천명관 작가의 글체는 긴 문장 속에서도 쉽게 문장의 뜻을 이해하게 되고, 더불어 위트와 유머가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띄게하기도 한다. 하지만 구병모 작가의 문장은 그 뜻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문장을 읽는 도중 독자가 문장을 이해하는 길을 잃게 만든다. 이는 작가가 글을 못 쓴다는 의미가 아니라 작가 스스로 빨간책방에서 말했듯이 잘 쓰여지지 않는 한자어를 씀으로해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독자가 이러한 혼란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킬러를 소재로 하는 소설이다보니 사람을 죽이거나 상해 입히는 장면이 많이 나타난다. 잔혹한 영화나 소설을 잘 보지 않으려는 나같은 심약한 사람에게는 읽기 불편한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다른 측면으로 해석한다면 그러한 장면들이 매우 잘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아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88점




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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