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만에 읽는 "오쿠다 히데오"의 책인가? 사실 내가 요즘처럼 책을 자주 보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가가 바로 "오쿠다 히데오"이다. 기술 서적이 아닌 소설책 읽는 것을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던 시절, 집에 있던 "오쿠다 히데오" 책을 읽고, 그 재미를 알게 되어 소설책을 읽게 되었다. 아마도 한 작가의 책으로는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가장 많이 읽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읽은 책들이 "가네시오 가즈키" 여러 책들이다. 




어쨌든 2년 전 "나오미와 가나코"을 읽은 후 오랜만에 "오쿠다 히데오"의 책을 보게 되었다. 사실 "나오미와 가나코"는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이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이 글을 쓰려고 내 블로그의 옛날 글을 찾다가 알게 되었다. 서점을 들렀다가 눈에 띈 이 책이 있어 몇 년 만에 "오쿠다 히데오" 책을 읽겠다는 마음으로 "무코다 이발소"를 사게 되었고, 한가하고 무더운 초여름 낮에 책을 읽게 되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이 책은 그 이전의 책보다 재미가 있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그 이전의 어느 책보다 흥미 있게 읽었고,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며 읽었다. 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책도 쉽게 읽힌다. 이 책은 장편이 아니라 단편집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어느  시골 마을의 몇 가지 사건을 각각의 단편으로 만들어 낸 단편 소설집이다. 하지만 모두 같은 배경과 같은 인물이기에 읽는 내내 같은 느낌으로 볼 수 있다. 


소설의 배경은 일본 훗카이도의 과거 탄광촌이었던 마을, 그리고 지금은 쇠퇴해가는 어느 시골 마을이다. 이 소설이 나에게 와 닿는 이유는 이 배경 때문이다. 나는 요즘 정선의 시골 마을에 살고 있다. 이곳도 역시 과거 탄광촌의 번영을 뒤로하고 이제는 쇠퇴해 가는 그런 마을이다. 그러다 보니 이 소설에 나오는 배경과 사건들이 눈에 그려지듯이 보인다. 그리고 여기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이야기라고 느껴진다. 이 소설의 배경이 일본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시골 모습과 거의 똑 같다. 노령화 문제, 인구 감소의 문제, 외국인과의 결혼, 귀촌 등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것을 소설 속의 인물들도 고민한다. 소설 속 주인공" 무코다 이발소" 주인은 나와 같은 나이 또래의 사람이다. 그러니 그가 고민하는 것과 내가 고민하는 것은 동일하고, 그의 마음이 나에게도 전달된다. 한 권의 수필집 같은 느낌의 책이다. 점수 95점



기억에 남는 몇 구절


p105

나이 든 사람들은 옆에 누가 없으면 외로워할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현역 세대의 오만한 착각일지도 모른다. 여든이 된 어머니도 매일 하는 일이 없는데도 재미나게 살고 있다.


P121

시골은 정말 그렇다. 관습을 따라야 편하지 거스르면 오히려 성가시다.


P293

"모름지기 어머니 된 사람은 자식을 두고 자살하지 않는 법이야, 어머니는 무슨 일이 있어도, 마지막까지 제 자식을 믿고 비호한다고. 그러니까 슈헤이 그 사람이 나타나든지 체포되기를 꼼짝 않고 기다리고 있을 거야. 과거 사건을 봐도, 아들의 범죄에 책을 느끼고 자살한 사람은 모두 아버지잖아. 어머니는 죽지 않아."


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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