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목도 선정되었고, 땅도 확보되었다. 본격적으로 농사짓기 위해서는 살 집을 구해야 한다. 선배와 후배의 권유로 정선으로 귀농을 결정했지만 집 전체가 정선으로 이사할 수는 없었다. 두 아이는 이제 성인이 되어 수도권에서 생활하지만, 집사람이 원주에서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주말 부부처럼 살며 귀촌을 준비해야 했다. 이렇게 귀촌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많은 귀촌 선배와 교육 강사들에게서 들어 나 혼자 한동안 거주할 집을 먼저 구해보기로 했다. 귀촌 준비 시기에는 원주에서 정선까지 2시간의 거리를 당일로 다니며, 업무를 봤지만,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게 되면서부터는 출퇴근은 무리였다.

 

그러면서 정선에 사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앞으로 살 집과 땅도 알아보았다. 하지만 쉽게 마음에 드는 곳을 구할 수는 없었다. 빠듯한 자금 사정에서 내 사정에 맞는 집이나 땅을 구하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였는지도 모른다.

 

농사를 지어야 하는 시간은 다가오고, 결국 후배 집에 가까이 있는 테이너로 된 집에 임시로 살기로 했다. 공과금 포함하여 한 달에 10만원에 임대했다. 후배의 삼촌이 오래전에 거주하던 집이라 잠시 생활하기에는 문제가 없었다. 6평 짜리 콘테이너 집은 지붕이 얹혀 있었고, 바닥은 난방 필름으로 난방이 되었으며, 전기 온수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화장실도 내부에 있었다. 가끔 내려와 하룻밤 자거나 주중에 농사일을 하고 나서 지내기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시설이었다. 냉장고와 TV도 있었으니 규모는 작지만 도시의 고시원보다 큰  풀옵션 방이었다.


또 다른 후배가 무료로 쓰라고 했던 아주 옛날 집. 모양은 이래도 안에 화장실과 욕실 부엌 등 모두 현대식으로 되어 있었다.



 

이곳에 기거하면서 주위에 나온 농가 주택이나 땅도 계속 알아보았다. 먼저 집을 사기보다는 몇 년간 임대해서 살 수 있는 집을 알아보니 생각보다 많은 집이 있었다. 일 년에 200만 원 정도면 제법 쓸만한 집을 임대할 수 있었고, 같이 귀농한 선배는 대지 150평 건평 약 20평의 집을 년 200만 원에 1년 전부터 임대하여 살고 있었다.

 

내 경험에 의하면 농촌에서 집이나 땅을 구매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반면에 임대할 집을 구하기는 쉽다.

 

귀촌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는 꿈을 꾼다.


앞에는 탁 트인 풍경이 있고, 옆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뒤로는 바람을 막아 주는 산이 있으며, 사생활이 보호될 만큼 적당히 떨어진 곳에는 인심 좋은 시골 사람들이 사는 그런 집. 그리고 대지는 대략 300 평이면 좋겠고, 건평 40평 정도 되는 이층집이고, 방은 4~6개이면 딱 좋은 조건이다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내가 원하는 집은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집과 같으며, 죽은 조상들마저도 그런 땅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원한 곳은 쉽게 나타나지 않으며, 있더라도 다른 사람이 집을 짓고 살고 있거나 묘지가 있다. 아니면 땅값이 상당히 비싸다. 그러니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반면 농촌 사람들이 많이 도시로 이주하여 빈 집들은 많다. 때로는 귀농이나 귀촌을 위해 집을 마련했다가 빈집으로 놔둔 집도 있다. 이런 집들은 비워두는 것보다 임대를 주는 것이 낫기에 쉽게 임대를 얻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귀농 귀촌을 준비할 때 집 또는 땅을 알아보고 먼저 선택한다. 경제적 여유가 있고, 전원생활만을 즐기기 위해 귀촌을 하는 것이라면 경치 좋은 곳의 땅을 사거나 집을 사는 것은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이 집이나 땅을 먼저 준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사실 귀농, 귀촌인들이 제일 욕심내는 것이 집과 땅이다. 귀촌을 결정하는 가장 큰 이유가 그림 같은 집에서 자연과 함께 살고자 하는 것이기에 집에 욕심을 내는 것은 당연한 마음이다. 하지만 집 구매에 들어가는 돈은 거의 전 재산이 들어가야 하며, 한 번 마련한 집은 쉽게 팔 수도 없고, 집을 관리하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일부 사람들은 집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귀농을 포기하기도 한다.

 

귀농이나 귀촌을 준비한다면 집을 짓거나 사는 것보다 2 ~3년 동안은 임대하여 살 것을 권한다. 농촌에서 살아 보면서 귀농, 귀촌을 설계하고 이 생활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야 생각지 않은 어려움이 닥칠 때 쉽게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다. 각 지자체 홈페이지등을 가보면 임대를 놓는 집들이 나와 있다.(,정선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어쨌든 나는 후배의 콘테이너 집을 임시로 임대하여 3개월 정도 사용하였고, 이후에는 선배와 함께 선배에 집에서 3개월을 더 거주하였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지금 살고 있는 정선집을 사게 되었다.


나중에 사게된 나의 정선집


 

이제 농사를 지으며 기거할 집도 구했으니 공동으로 농사를 짓고, 판매할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바로 영농조합이었다.

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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