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소설 - 소설 속에 소설 창작 과정 자체를 노출시키는 소설. 소설 창작의 실제를 통하여 소설의 이론을 탐구하는 자의식적 경향의 소설이다.(출처-Daum)” 


메타 소설이라는 말은 몇 년 전에 이동진의 빨간책방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용어이다. 대충 이해는 했었지만 그다지 나에게 중요하지 않은 용어라 잊고 있었다.

 



며칠 전 쓴 김영하의 산문집 읽다를 보던 중 “‘아랑은 왜는 조선시대에 만약 셜록 홈즈 같은 인물이 있다면 어떨까, 라는 발상에서 시작했습니다.” 라는, 글을 보고 같은 제목의 책을 언제가 헌책방에서 샀으며, 지금 책장 어딘가에 꽂혀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려 몇 장을 넘겼지만 내가 생각했던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는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포기했던 그 책이었다. 이번에는 읽어 보자는 마음에 다시 책을 들었다.

 

 

책 제목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아랑이라는 이름을 대체 어디서 들어봤을까?’라는 의문이었다. 아마도 처음에 책을 산 후 읽었을 때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잠시 생각했다. 아랑은 신라시대 화랑 중 한 명이었던가? 분명한 것은 옛날 설화나 이야기 속의 주인공임은 분명하고, 무척이나 많이 들었지만 어디서 봤는지 들었는지 전혀 기억이 없었다.

 

책을 읽으면서야 아랑이 누군지 알았고, 전에는 비록 어렴풋하지만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아랑의 기억은 수없이 듣고 보았던 장화홍련전이었다. 아랑 전설은 장화홍련전의 근원이 되는 설화라고 한다. 결국 아랑 설화는 장화홍련전과 유사하고, 대부분은 아랑 설화로 기억하기보다는 장화홍련전으로 내용의 줄거리를 기억하고 있다. 두 설화의 중요한 핵심은 옛날 어느 마을에 부임하는 사또마다 부임 첫날 죽는다. 이 기괴한 사건에 젊고, 용감한 사또가 자청하여 부임하여 가보니 원한 맺힌 귀신이 나타나 이에 놀란 사또들이 죽은 것이고, 용감한 사또는 귀신의 사연을 듣고 귀신의 원한을 풀어준다라는 내용이다.

 

김영하 작가의 장편 소설 아랑은 왜는 아랑 설화가 어떻게 쓰였고, 각색되었는가를 추적한다. 그리고 저자 본인도 책 속에서 아랑 설화의 여러 가지 배경과 근거를 가지고 별도의 이야기를 추리하며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작가는 그에 그치지 않고 과거의 아랑을 현재에 연결한 또 하나의 소설을 만들어 낸다. 이 책은 메타 소설이 어떤 것인지 확연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하지만 읽다해서 말했던 셜록 홈즈같은 탐정이 나오는 소설과는 약간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책을 읽는 독자에게 문학 분야를 설명하는 좋은 참고 도서로서의 역할을 한다.


책을 읽는 것도 관성이 존재한다. 어떤 책이든 책에 한 권 읽게 되면, 책에 나오는 인물, 음악, 책에 나온 특정 분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 관련된 자료들을 찾아보고자 하는 욕구가 생겨난다. 이 책을 읽게 된 것도 그러한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아마도 책을 안 읽다가 갑자기 이 책을 봤다면 즉시 책장에 다시 꽂아 놓았을지 모른다. 아마도 첫 번째 시도는 그래서 실패했을 것이다. 다행히 이번에는 며칠 전 읽었던 김영하의 산문집의 영향으로 책을 완독할 수 있었다. 그리고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구가 이 책을 읽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비록 개인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정도지만 책을 읽을 때 마다 나도 이 작가처럼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를 항상 느낀다.

 

작가들은 어떻게 소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 많은 소재는 어디서 발굴하고, 그 많은 등장인물은 어떻게 만들어 내는 걸까? 책을 읽는 독자들이 갖는 이런 의문을 이 책은 알려준다. 물론 작가마다 다른 방식이 있겠지만 아랑은 왜는 작가 김영하가 어떻게 소설을 쓰는지를 알려준다. 아마도 처음 읽는 메타 소설이라 그러지 나에게는 매우 신선한 책이었다.

 

점수 91

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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