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은 구력이 얼마 되지 않는 나로서는 책을 선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나에게 독서의 구심점을 잡아주는 것이 나의 글에서 자주 거론되는 팝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다. 독서량이 그다지 많지 않은 나로서는 방송에서 소개되는 매달 두 권의 책을 읽기도 쉽지 않다. “빨간책방에서는 소설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책을 소개한다. 하지만 좋든 나쁘든 책의 선정은 제작진이나 진행자의 독서 취향에 따라가게 되고, 나 또한 그들과 같은 취향의 책을 읽게 되는 것이다. 이는 제작진의 책 선정 방식이 좋고 나쁨의 문제는 아니고, 방송에서 소개된 책 위주로 독서를 하는 것은 조금은 편협된 독서 습관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빨간책방 덕분에 그동안 나는 상대적으로 많은 책을 읽게 되었다. 그런데 읽는 책들이 대부분이 소설책에 편중되곤 한다. 소개된 다른 분야의 책은 쉽게 읽히지 않아서 결국 흥미를 쉽게 느끼는 소설을 많이 읽게 되는 것이다. 이 이유로 소설만 많이 읽는 것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나 두려움이 생기고는 한다. 어려서부터 매뉴얼 같은 실용적인 책이 아니면 책을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던 나이기에 가끔 재미로 읽는 소설책이 부담스럽고 쓸데없는 독서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소설을 통해서 많은 삶에 대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인정하면서 가끔 이런 생각을 나도 모르게 불현듯 한다.

 

집에 김영하의 책이 몇 권 있다. 그런데 오빠를 돌아왔다외에는 완독하지 못했다. 이상하게 김형하 작가의 책은 몇 장을 읽다 보면 책을 덮게 되고 만다. 책이 어려운 것인지, 내 취향이 아닌지, 어쨌든 김영하 작가는 왜 이렇게 쓸데없고, 접근하기 어려운 글을 썼을까 하는 의문을 들게 했다. 결국 김영하 작가의 책들은 책장 전시용으로 꽂혀 있다.

 

알뜰신잡이라는 TV 프로그램을 통해 김영하 작가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쾌 유명한 작가 김영하로 알고 있었을 뿐 글이 아닌 개인 김영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던 나에게 김영하 작가를 알게 되는 좋은 계기였다. 작가 김영하가 가지고 있는 세상을 보는 눈이나 그의 인간적인 면을 보게 되었다. 다행히도 TV를 통해서 나에게 보여진 작가의 모습은 무척이나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결국 그의 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아는 것만큼 보인다라는 말처럼 알라딘 헌책방에서 다른 책을 구입하려다가 김영하의 책이 보였다. “읽다라는 김영하의 산문집이다. 이 책은 보다”,“말하다”,“읽다로 구성된 김영하 산문집 3부작의 마지막이라고 한다. 앞의 두 권은 보지 못했고 우연히 구매한 읽다를 아무런 정보 없이 읽기 시작했다.

 

책은 소설을 읽는 것은 무엇인가를 얘기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에서 내가 항상 궁금하고 두려워했던 많은 부분에 대해 고전이나 작가의 말을 통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책은 200쪽의 적은 분량의 책이다. 글자 크기도 크고, 여섯 개의 장으로 나눠 있어서 읽기도 무척 쉽다중간 중간 인용된 소설 구절도 많아 이 책을 한 번 사봐야겠군하는 마을을 들게도 한다소설 읽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나 소설에 새롭게 재미를 느끼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재미가 있는 책은 아니지만 책을 읽는 데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고, 소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도 가볍고,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책이다.

 

점수 85

 

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