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집을 산 후 그해 겨울, 집 난방 문제 때문에 많은 고민을 했다. 대부분 시골집 겨울 나기의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열과 난방인데, 난로를 설치하는 것이 나은지? 겨우내 지내는 것도 아닌데 그냥 지내야 할지?


 이런 고민을 겨우내 하다가 어영부영 2016년 겨울은 그냥 지냈다. 당시 결정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화목 난로의 값이 생각보다 싸지 않다는 것이다. 싼 것은 10만원 안팎(이번에 내가 산 난로)부터 벽난로 형은 거의 100~200만원이 넘는다. 그러다 보니 그 비용이면 기름 보일러가 훨씬 싸다는 결론에 작년 겨울에는 기름 보일러로 겨울을 지냈다. 물론 어쩌다 정선집에 올 때면 첫날은 추워서 고생을 좀 하기는 했지만 하루 정도 지나면 보일러의 난방으로 충분히 해결되었다. 대부분의 1~ 2일 머물고 갔으니 하루 떨고, 따듯해 지면 원주로 돌아가는 형국이었다.



올해도 난로 없이 그냥 넘어가야겠다 마음먹고 있는 중에 포탈에서 꾸버스 난로 광고를 보고 고민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 11월 어느 추운 날에 정선집에 있어 보니 화목 난로를 놓으면 오자 마자 바로 따듯해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난로를 설치하기로 결심하고, 바로 질러버렸다. 난로 값 99,000원 연통 및 기타 부속값 약6만원  주문한지 일주일 정도 지나니 난로가 도착한다는 메세지가 와서 원주집에서 정선으로 달려가 난로를 받아 직접 설치했다.



가장 싼 기본형이라 고구마 통이나, 내부를 볼 수 있는 창이 없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 보니 그다지 창이 필요하지 않았고, 고구마도 구워 먹을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아 별 문제는 없었다. 어쨌든 난로를 받고 마당에서 한 번 태워주기 위해 마당에 잠시 난로에 연통 한 개를 연결하여 설치했다.



그리고 연통을 비롯한 기타 물건들은 주문한 대로 잘 왔는지, 파손된 것은 없는지 확인해 보니 정확히 물건들이 배송되었다. 서비스로 지급되는 철사 및 알루미늄 테잎, 장갑 등도 부족함 없이 들어 있었다. 설치 설명서도 따로 있었다.



설명서에 나온 대로 일단 마당에서 난로에 나무를 한 번 태우기로 했다. 정선집에는 이전에 살던 아주머니가 두고 갔던 장작이 많이 있어 나무를 아끼지 않고 태웠다. 나무를 태우니 연기와 함께 페인트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났다. 만일 이걸 모르고 실내에서 바로 사용했다면 며칠은 집 안에 들어가지 못했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니 연기가 잦아들고, 난로의 색상이 바뀌었다. 이제는 불을 그만 태워도 된다.



난로의 열이 식는 동안 잠시 읍내에 나가 일을 보고 돌아와 난로의 연통을 설치하기로 했다. 난로를 구매하기 전부터 위치를 정해 놓았기에 큰 고민 없이 해당 자리에 대나무 돗자리를 깔고, 타일을 깐 다음 난로를 놓았다. 처음엔 연통을 가장 가까운 창문으로 뽑으려고 했는데, 연통에서 나가는 열이 많으니 가능하면 길게 뽑는 것이 좋다 하여 화장실 앞 다용도 실 창문으로 뽑았다. 연통은 총 7개를 주문했었다. 



연통의 결합은 어렵지 않았다. 그리고 연통 두 개 당 하나씩 천장에 나사를 박아 철사를 걸어주니 연통 작업은 쉽게 끝났다. 연통의 높낮이가 맞지 않으면 철사를 위아래로 조절해주면 된다. 창문 막이를 끼우고 연통을 뺀 후 창문을 마감하는 작업이 가장 많은 시간을 걸렸다. 단열과 혹시 모를 화재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재료를 적절히 섞어서 써야 했다. 창문 막이와 연통 사이의 틈과 창문 막이와 나무나 창틀은 알루미늄 테잎으로 마감했고, 나머지 부분은 뽁뽁이와 단열 비닐로 내, 외부를 막았다.



난로를 한 번 태우고, 연통을 설치하니 어느덧 해가 지고 밤이 찾아왔다. 바깥쪽의 연통은 차양 밑으로 해서 잔디밭 앞까지 길게 뽑았다. 난로에 종이를 일부 태워보니 연기가 잘 빠져나온다. 보통 지붕쪽으로 올리는 연통을 두 개 정도를 연결하라고 했는데, 하나만 연결해도 연기는 잘 빠졌다. 연통이 하나 남았으니 혹시 나중에 문제가 되면 연결할 생각으로 보관해 두었다. 여기는 외부의 바람이 부는 곳이라 다음 날 아침 철사로 두 번 감아 차양 기둥에 묶어 주었다.



거실로 들어가 장작을 태워 보았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몇 년을 말렸던 장작들이라 그런지 종이에 불을 붙여 장작더미에 넣으니 불이 잘 붙었다. 밖으로 연기도 잘 나간다. 실내에 연기가 새는 곳도 없다. 연통 주위에 손을 대 보니 역시 열이 많이 나고 따듯하다.  난로 앞에 앉아 있으니 이 맛에 난로를 놓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겨울이 행복하다. 불조심만 한다면 따듯한 겨울을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한 시간 정도 후에 안방에 들어가 보니 안방 온도도 4~5도 정도 올라갔다. 그런데 안방에서 처음 태울 때 났던 페인트 냄새가 조금 난다. 아마 좀 더 밖에서 태우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다. 


 나무 장작을 더 넣고 책을 보고 있자니 주전자가 달그락거리기 시작했다. 마치 난로가  "올해는 따듯한 겨울이 될 것 같아!"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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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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