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작가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을 읽고, 인도에 대해 홀딱 반한 적이 있었다. 류시화 작가 덕분에 나와 아내는 아주 오랫동안 인도에 대한 환상을 가진 채 살았다. 그런데 싱가포르에 3년을 살면서 적지 않은 인도 사람들을 만나고, 또 이곳저곳을 여행하고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면서 그 환상은 깨졌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인도를 현실의 인도로 보고, 땅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의 눈으로 인도를 보게 되었다. 

보통 인도를 얘기하는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둘로 나뉜다. 한편은 류시화 작가처럼 인간적이다 못해 아주 태곳적 인간의 모습을 가진 신선의 나라 인도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고, 또 다른 한편은 카스트로 표현되는 인도의 전근대적인 모습이나 그들의 부조리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은 후자에 속한다. 소설이지만 인도 사회의 모습을 전혀 긍정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새로운 작가의 책을 읽는 것은 모험이다. 어디선가 들었거나 그래도 누군가의 추천을 받았다면 모를까 서점에서 그냥 책 한 권을 뽑아 들어 사서 읽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나비를 태우는 강" 이 책은 정말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선입견 없이 사서 읽은 책이다. 이유는 단 한 가지 헌책방에서 단 천 원에 이 책을 팔았다는 것이다.

책 제목 "나비를 태우는 강"의 나비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종류의 나비이든 그 나비는 아니다. 여기서 나비는 인도 사람들에 의하면 사람이 죽은 후 화장을 하면 타지 않고 남는 뼈의 일부가 있다고 하는데 그것을 나비라고 한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현상, 물질을 사리라고 하는데 인도에서는 나비라고 표현하고, 이것은 우리가 얘기하는 사리와는 조금 다른 것 같다. 

책은 어렵지 않고 쉽게 읽힌다. 하지만 대체적로 실망스럽다. 책이 중심이 잡히지 않은 느낌이다. 누가 주인공이고, 작가는 누구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었는지  분간이 안 간다. 그냥 인도 얘기가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래도 인도를 류시화 작가처럼 신선들이 사는 나라로 포장하지 않고, 자본주의에 사는 우리의 눈으로 보았다는 것만은  마음에 들었다.  점수 79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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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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