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저자 사인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꼭 정해진 것은 아니다. 언제 누구를 어떻게 만나게 될런지는 장담할 수 없다. 아주 오래전에, 지금은 우리 곁에 없는 노무현 대통령을 그의 사무실이던 지방자치 연구소에서 일 때문에 만났을 때처럼 말이다. 이번에도 일 때문에 우연히 늘 존경해하던 한국 문학에 대가이자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 선생님과 그의 부인 김초혜 시인을 만나게 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만남이 있은지 채 한 달이 못 되어 나에게 선물이라며 두 분의 친필 사인을 한 책을 보내주신 것이다. 짧게나마 문자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바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조정래 선생님의 책은 "인간 연습", 김초혜 시인의 책은 "멀고 먼길"이다. 


두 책은 아주 적당한 시기, 가끔 가을을 느끼게하는 따가운 햇빛이 비추고, 새로운 책을 읽고 싶다는 바람이 가을 바람처럼 나의 머리에 스쳐갈 때쯤 도착했다. 그 중 인간 연습은 아리랑, 한강, 태백산맥을 넘는 완결판 적 성격을 띠고 있는 소설이라고 하며, 사회주의가 붕괴되는 1990년 대를 맞이하는 어느 장기수의 개인 이야기이다. 한국 전쟁이 끝나고 얼마 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통일을 이루기 위해 북에서 남한으로 간첩으로 잠입했다가 잡혀 장기수로 복역하고, 전향(강제적인 전향) 석방된 장기수의 삶과 고뇌를 표현한 소설이다. 1980년 대 학생 운동을 하다가 1990년 대 소련의 붕괴를 맞이하고, 북한의 실상을 조금씩 알게 되었던 소위 운동권들의 고뇌도 함께 담고 있으며, 그들도 한 번쯤 고민했던 문제들을 이 책은 주인공을 통해 얘기하고 있다. 인간 연습은 2006년 쓰여졌고, 분량은 200페이지 밖에 되지 않아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은 후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현재도 북으로 송환을 원하는 장기수들이 전국적으로 18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었다. 특히 광주 지역의 비전향 장기수 서옥렬 선생의 사례는 책의 주인공과 흡사한 삶은 살고 있는듯 했다. 2000년 초반까지만해도 우리에게 양심수, 장기수, 비전향, 북송 이런 말들은 어렵지않게 들을 수 있는 말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남과 북의 이념적 차이 그 부산물로 만들어졌던 수 많은 양심수들, 그리고 장기수들 문제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남아 있다는 것이 나는 놀라왔다. 남과 북이 통일을 위한 화해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비전향 장기수들의 삶에 대한 논의가 될 수 있고, 북송 여부를 논의해 볼 수 있으련만, 지금의 남, 북 관계에서는 쉽게 꺼낼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모두 80대 이상의 고령이된 이들의 마지막 삶을 어떻게 할 것인지와 이산 가족 문제는 잊지 말아야할 그리고 쉽게 잊지못할 문제로 남아 있는듯 하다. 점수는 89점 

김초혜 시인의 책은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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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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