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8일, 작년 이맘 때를 생각하며 집사람과 겨울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여행을 떠나려고 하니 올 겨울 최대 한파와 폭설이 이번 주에 올 것이라고 뉴스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아침부터 원주에도 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한다. 이러다가 올 겨울은 방콕이겠구나 하는 순간 밖을 보니 눈이 잠깐 멈췄다. 기회는 이때다라는 마음으로 우리는 아직 눈이 쌓이지 않은 고속도로를 이용해서 전주로 떠났다.


전주에 도착하니 벌써 해질 무렵이었고, 조금씩 날이 꾸물거리더니 눈발이 조금씩 날리기 시작했다. 걸어서 여행을 즐기기 위해  전주한옥마을 근처에 숙소를 정하고, 짐을 푼 후 주차하고 나와보니 밖은 어두워졌고, 눈발은 그새 더 거세졌고, 찬 바람이 볼을 때리기 시직했다.



다행히 반만의 준비를 하고, 여행을 왔기에 그리 춥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거리는 임 온통 눈으로 덮혀 있었고, 사람들은 종종 걸음으로 귀가를 서두르고 있엇다. 거리의 차들은 엉금엉금 다녔고, 사람들도 설설기며 귀가하고 있었다. 강원도의 칼바람보다 전주의 눈과 바람은 더 매섭게 느껴졌다. 눈 보라를 뚫고 어렵게 찾아간 전주 한옥마을은 날씨 덕분에 한산했다. 추운 날씨와 눈 바람에 구경하기도 쉽지 않았다.



어렵게 찾아 온 곳이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때로는 담벼락에 숨어 찬바람을 피하기도 하고, 때로는 뒷걸음으로 골목골목을 구경을 했다. 눈 오는 밤 한옥 마을의 야경은 또 다른 매력이 숨어 있었다.


남는 것은 사진이라는 말에 언 손을 녹이며 최대한 사진을 찍어 보았다. 하지만 전문 사진작가도 아닌데다가, 잠시 장갑이나 주머니에서 손을 내 놓으면 손이 얼어 재빨리 찍다보니 사진들이 모두 엉망으로 찍히고 말았다.



카메라를 가져왔거나 사진 찍는 기술을 배워두었다면  기억에 오래 남을 예쁜 사진도 많이 나왔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런 날씨에 그렇다고 제대로 찍었을 것 같지는 않다.)



어쨌거나 가지고 있는 핸드폰을 열심히 찍어보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핸드폰도 자꾸 꺼진다. 나중에 알고보니 아이폰은 원래 좀 그렇단다.



시간이 갈수록 눈은 쉬지 않고 내린다. 이제 발도 얼기 시작한다. 어디가서 따듯한 국물이라도 먹었으면 좋겠는데, 날이 춥다보니 상가들도 많이 문을 닫었고, 날씨 때문에 숙소를 돌아갈 것이 걱정되어 쉽사리 어디론가 들어가기를 결정하기 어렵다. 원래는 한옥 마을 구경 후 유명한 막걸리 집을 방문하기로 했었는데......



눈발을 헤치며 1시간 여를 구경하다보니 처음 출발지였던 성당에 다시 돌아왔다. 눈발은 잠시 주춤하는듯 하더니 또다시 거세게 휘몰아친다. 결국 버스로 막거리 집으로 가기로 했던 것은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나저나 오늘이 문제가 아니라 내일부터 일정이 문제다. 이 상태로라면 내일 전주를 떠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성당 안 쪽에 홀로 서 계시는 예수님 모습이 내 속마음을 헤아려주는 듯하다. "내일부터 우리 여행은 어쩌란 말인가?"라면서.


눈이 내리는 거리를 30여 분을 걸어 영화의 거리 근처에 있는 숙소 앞에 다다르니 순대국집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얼른 문을 열고 들어가 순대국과 씨레기국과 소주 한 병을 시켜 언 몸을 녹이며 우리는 추위를 쫒아내듯 짧은 전주한옥마을 여행 급하게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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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빨간장갑 고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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